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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의 의미와 우리나라 사례

이춘 2022. 7. 31. 14:43

공공미술의 의미와 우리나라 사례

공공미술의 의미와 우리나라 사례
공공미술의 의미와 우리나라 사례

영국의 존 윌렛(John Willett)은 1967년 자신의 저서 도시 속의 미술(Art in a City)이라는 책에서 공공 미술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그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시장과 같이 닫힌 공간에서의 작품 감상과 열린 공공 공간에서의 작품 감상이 과연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조사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다수의 감상자인 시민과 또 예술적 전통이 있는 장소적 배경으로서의 도시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를 공공 미술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공공 미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공공 미술이란 무엇일까요?

공공 미술을 간단히 정의해보면 대중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공공 미술의 의미는 공공의 장소에 놓인 미술 작품, 즉 공공이라는 개념을 장소와 관련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 대지 예술, 환경 미술과 같이 자연 혹은 생태, 나아가 일상과 예술을 접목시키는 작품들이 이 공공 미술의 큰 범주 안에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공공 미술을 물리적 장소, 물리적 공간으로만 한정 짓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소통의 공간으로 확장시키는 새로운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공공 미술은 영구적으로 한 장소에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 예술적 참여 활동이나 일시적인 활동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우리나라의 공공 미술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공공 미술의 사례

대표적인 예로는 건축물, 미술 작품 제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공공 미술은 제도적인 측면에서 프랑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1951년 제정된 프랑스 건축법에서 건축비의 1%를 예술품에 써야 한다는 규정을 차용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1982년 이후 10000 제곱미터 이상이 되는 규모의 건축물에는 전체 건축 비용의 1%를 미술 작품, 예술 작품 설치에 써야 한다는 것을 법으로 규정해 놓고 있습니다. 만약에 건축주가 이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작품 설치 예정 비용의 70%를 문화 예술 진흥을 위한 기금으로 납부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예술가들의 일자리 창출과 기업의 사회 환원 기회의 제공, 그리고 도시 환경 개선이 그 이유였는데요. 안타깝게도 그동안 설치된 건축물, 미술 작품의 상당수는 미학적 가치를 찾아보기 어려운 작품들도 많이 있고요. 또 설치 후에는 보존, 관리의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한 예로 세계적인 거장, 데니스 오펜하임(Dennis Oppenheim)의 유작, [챔버, 꽃의 내부]라는 작품이 2017년 해운대 해수욕장에 설치됐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바닷바람과 태풍에 작품이 훼손되었고 그래서 관할 구청인 해운대 구청은 이 작품을 고철 폐기물로 처분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이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고요. 2020년 10월에 작품의 원형을 복원하여 달맞이 광장에 다시 설치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조각품, 미술품을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것에서 나아가 조금 더 확장된 의미로서의 공공 미술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대지 예술이라는 미술의 사조가 있습니다. 대지 예술이란 자연과 어우러져서 자연물을 주제나 소재로 활용하고 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 작품을 이야기합니다. 전통적인 대지 예술가들은 주로 흙, 잔디 같은 자연물을 재료로 하여 작품을 만들었지만 그 이후에 대지 예술가들은 콘크리트, 돌, 금속, 플라스틱과 같은 인공적인 소재를 함께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지 예술 작품들은 작품이 위치한 장소의 자연환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그 장소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 즉 장소 특성적인 성격을 나타냅니다. 대지 예술은 상대적으로 작품의 규모가 크고 주변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특징을 나타내기도 하는데요. 대지 예술가의 대표적인 작가의 리처드 롱(Richard Long)은 자연의 어떠한 변형도 가하지 않고 작업을 해서 생태 예술가라고도 불리기도 했습니다. 1975년도의 작품 걷기로 생겨난 선, 이 작품을 통해서 걷기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영국의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부터 사하라 사막, 알프스와 안데스 사막까지 걷기를 통해서 사진과 지도, 드로잉, 텍스트로 기록한 작품입니다. 나아가 공공 미술은 공동체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신당동에 재래시장인 중앙 시장에서 '얼굴 걸고 판다'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 신당 중앙 시장 지하 아케이드가 예술가 스튜디오로 바뀌었는데요. 이 '얼굴 걸고 판다'는 작가들이 중앙 시장의 많은 상점들에 간판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각 상점의 상인들과 협업해서 이들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간판을 함께 만들고 설치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커뮤니티 아트의 특징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 번째, 예술가의 독자적 창작이 아니라 그 공동체에서의 공간들이 가질 수 있는 이슈를 주제로 해서 창작이 이루어진다는 점이고요. 두 번째는 이 과정에서 예술가는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삶의 모습과 현실의 주목하게 되고 이를 예술 창작의 과정과 최종적인 산물인 예술 작품에 표현하게 됩니다. 세 번째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는 이른바 모두가 예술가라는 기조 하에 전문적인 기량을 습득하고 있는 예술가뿐만이 아니라 비록 기량 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더라도 그 해당 커뮤니티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창작 과정에 함께 모여 참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네 번째, 이에 따라 창작 과정은 예술가의 독자적인 활동이 아닙니다. 커뮤니티 구성원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지고요. 다섯 번째는 어떤 결과로써의 최종적인 예술품보다는 그 예술품이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시하게 됩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로는 그 결과로써 어떤 전통적인 양식이나 미학적 기준에 따른 예술적 형식, 이런 면에서 탈피해서 다양한 내용과 형식을 가진 예술품을 만들어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