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의 활용
문화유산과 에코뮤지엄(Eco Museum)에 대해 살펴보고 디지털 문화유산의 개념과 활용 사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에코뮤지엄(Eco Museum)은 생태 및 주거 환경을 뜻하는 에코(Eco)와 박물관이라는 뜻의 뮤지엄(Museum)의 합성어입니다. 에코뮤지엄(Eco Museum)의 태동은 1960년대 후반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당시의 프랑스는 지나친 도시화와 문화유산의 방치, 환경오염이 만연했습니다. 이에 학생 중심의 녹색 운동이 시작됐는데요. 농촌과 도시의 균형 유지, 지역 문화, 유산 보호, 환경 보호가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프랑스 박물관학자인 조르주 앙리 리비에르(Georges Henri Rivière)와 위그 드 바렝(Hugues de Varine)에 의해서 에코뮤지엄(Eco Museum)이라는 개념이 생겨났습니다. 리비에르는 1891년에 설계된 세계 최초의 민속박물관, 스칸센(skansen)이라고 하는 스웨덴에 있는 민속박물관인데요. 스칸센이 스웨덴의 산지에 있던 전통 가옥들 150여 채를 인위적으로 옮겨 와서 민속박물관을 만든 것을 비판해왔습니다. 전통적인 건축물 대부분이 원래 있던 자리에 잘 보존되어 있는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서 지역의 생태 환경과 풍속까지 박물관 안으로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것인데요. 더불어서 프랑스 박물관학자 위그 드 바렝(Hugues de Varine)은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원래 자리에 그대로 보존하고 활용해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에코뮤지엄(Eco Museum)을 만들자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에코뮤지엄(Eco Museum)과 비슷한 개념으로는 생태 박물관, 환경 박물관, 지역 박물관, 민속박물관, 지역 공동체 박물관 등이 있습니다. 에코뮤지엄(Eco Museum)의 개념은 자연환경보다는 그 지역 문화의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의 환경과 문화적 특성을 따라서 에코뮤지엄(Eco Museum)의 다양한 특성 양상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에코뮤지엄(Eco Museum)의 대표적인 사례에 영국의 비미쉬 뮤지엄(Beamish Museum)을 보겠습니다. 이 비미쉬 뮤지엄(Beamish Museum)은 오픈 에어 뮤지엄(Open Air Museum)이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국제박물관협회(ICOM)에 따르면, 오픈 에어 뮤지엄(Open Air Museum)은 뮤지엄으로 제시된 특정 지역의 건물, 생활, 경제 패턴 등을 나타내 주는 수집품들을 과학적으로 계획하고 운영하는 하나의 총체로서 제시된 야외 뮤지엄입니다. 그리고 비영리로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오픈 에어 뮤지엄(Open Air Museum)은 건물과 같은 유형의 문화재,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과거의 일상적인 삶을 보여주기 위해서 생활사에 관련된 무형문화유산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오픈 에어 뮤지엄(Open Air Museum)에서는 실제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지역 주민들이 있고요. 이 주민들을 통해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 그 자체가 뮤지엄 전시에 중요한 소재이자 주제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시 공간과 체험 공간, 생활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픈 에어 뮤지엄(Open Air Museum)은 역사적 흐름 가운데 과거를 보존하고 현재를 재해석하며 나아가서 생태학적 관점에서 환경을 중요시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관광 자원 발굴, 일자리 창출을 통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영국 비미쉬 뮤지엄 탄생
영국 비미쉬 뮤지엄(Beamish Museum)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은 산업혁명이 시작된 국가죠. 석탄 산업의 근간이 되는 광업이 영국의 주요 도시에서 20세기 중반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석탄 산업이 쇠퇴하기 시작하면서 폐광에 이르게 되고요. 이 영국의 더럼(Durham) 지역도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보통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지역의 역사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일상성을 담은 박물관을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이 비미쉬 뮤지엄(Beamish Museum)은 설립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 전체를 박물관 화하는 전략을 해왔는데요. 그래서 아무리 사소한 생활 소품이라도 이 지역의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모두 수집을 했습니다. 당시 유물 수집을 위해서 설치했던 22개의 임시 막사가 가득 찰 정도로 주민들의 참여가 굉장히 열정적이었다고 하는데요. 이 비미쉬 뮤지엄(Beamish Museum)은 1820년부터 1950년까지의 생활상을 10년 단위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택, 상점, 카페, 영화관, 경찰서와 같은 다양한 공간이 그 당시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고요. 숙박 시설 역시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로 소품이라든지 방의 구조, 운영 방식조차 그 시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특히 1950년대 광부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 당시의 풍경을 재구성한 상점들도 있는데요. 당시 이 지역을 오갔던 트롤리버스를 그대로 수리, 보수해서 방문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실제로 운송하는 수단으로 지금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미쉬 뮤지엄(Beamish Museum)은 지역이 하나의 뮤지엄이 돼서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에코뮤지엄(Eco Museum)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비미쉬 뮤지엄(Beamish Museum)은 2019년도부터 20년 2년 동안 8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다는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환경을 보전하는 방법도 있지만 기술을 통해서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정보통신 기술이 문화유산에 미치는 영향
ICT 정보통신 기술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고 우리 사회를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산업 분야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 분야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문화유산도 예외는 아니죠. 특히 디지털 문화유산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디지털 문화유산은 기존의 유형, 무형의 문화유산을 데이터베이스, 컴퓨터 그래픽, 3D 스캔과 같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서 디지털 형태로 만들어놓은 것을 의미합니다. 자연재해라든지 화재라든지 아니면 관리의 문제로 손상되거나 손실될 수 있는 문화재를 보존하고 이를 디지털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활용성을 높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죠. 실제 2008년 숭례문 화재가 있었는데요. 이때 문화유산의 3D 스캔의 중요성이 부각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3년에 기록해둔 숭례문 3D 스캔 데이터가 나중에 복원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요긴하게 쓰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점점 더 실감 나게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직접 찾아가지 않더라도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 3D 영상을 통해서, 다양한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가장 큰 디지털 문화유산의 장점이라고 평가됩니다. 실제로 VR이나 AR을 활용한 디지털 문화유산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런던박물관(Museum of London)은 스트리트 뮤지엄(Street Museum)이라는 이름의 증강 현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습니다. 런던의 주요 장소에 역사적인 사진을 겹쳐서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요. 사용자들은 앱을 다운로드한 후에 런던 거리에 다양한 장소들에 가서 스마트폰을 비춘 상태로 3D 뷰 버튼을 누르면 그 장소에 해당되는 역사적인 사진들을 볼 수 있고요. 또 다양한 사실들을 사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지금은 터로만 남아 있는 황룡사를 증강 현실 디지털 기술로 복원한 사례가 있습니다. 황룡사는 신라 최대의 사찰이었습니다. 그런데 몽골의 침입으로 소실돼서 현재는 경주 황룡사지라는 이름의 터만 남아 있죠.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돈의문을 디지털로 구현한 사례는 이미 있었지만 실제 건축물 크기로 구현해서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증강 현실로 복원한 것은 황룡사가 최초의 사례입니다. 디지털 복원에 걸린 시간만 8년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축구장 10개 정도의 공간을 디지털로 구현하기 위해서 아마 이만큼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증강 현실을 이용해서 실제 건축물에 들어간 것과 같은 경험이 가능하도록 했고 관람객과 건축물의 거리를 계산해서 원근감을 최대한 살려서 더욱더 실재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건축물의 재질은 물론 시간에 따른 그림자까지 굉장히 세밀하게 복원했고요. 관람객은 전용 태블릿을 통해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기획자는 이런 문화유산이 디지털 기술로 단순히 기록되고 보존되고 복원되는 것에서 나아가 활용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고민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AR 기술을 활용해서 디지털로 완성된 황룡사라는 공간을 직접 둘러보고 체험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만들어진 역사적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서 교육적인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고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서 참여를 높일 수 있습니다. 나아가서 단순히 증강 현실이 아니라 가상현실, 가상공간, 메타버스(Metaverse) 안에서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건축 재료를 가지고 황룡사를 건축해보는 체험도 할 수 있고요. 출토 유물을 찾는 보물찾기 게임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처럼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현재 사회는 물리적인 공간과 디지털 공간, 가상공간과 현실 공간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융합의 시대로 도래했습니다. 사회는 점점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사회는 점점 더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디지털 콘텐츠 기술은 문화유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기여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와 소통하고 사회적 가치를 구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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