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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공연, 공공미술 역사와 유형

전시기획의 과정과 사례

전시기획의 과정과 사례

전시기획의 과정과 사례
전시기획의 과정과 사례

전시기획의 과정에 대해 배워보고 기획전시의 사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전시기획의 과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전시기획의 과정

첫 번째는 전시 아이디어 구상과 제안 단계입니다. 전시기획자는 먼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성격과 상황을 고려해서 전시 아이디어를 구상합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소장품이 있는 조직은 소장품을 바탕으로 일정 시간을 투자해서 연구하고 이러한 연구를 통해 전시 아이디어를 구상할 수 있는데요. 소장품의 규모가 작거나 소장품이 없는 경우라면 조직 내 · 외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다양한 요구 사항을 파악하고 환경 분석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됩니다. 전시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면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전시에 대한 연구 단계로 들어갑니다. 이 전시 연구와 가능성 검토 단계에서는 전시 연구가 한두 달 정도의 짧은 기간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지만 수년에 걸쳐서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전시의 큰 방향과 주제, 또 이러한 주제에 부합하는 전시품에 대해서 조사하게 되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해당 분야에 연구 자료가 있는지, 혹은 유사한 전시가 있지 않았는지 그러한 사례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살펴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는 전시의 타당성도 함께 검토를 하게 됩니다. 타당성 검토는 무엇보다 아이디어를 현실적으로 구현할 만한 전시품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됩니다. 대개의 경우에는 대여하고 운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예산만으로 확보할 수 없는 그런 전시품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화재라든지 아니면 하나밖에 없는 원본 작품의 경우에 이동하거나 운반할 때 손상의 부담이 있어서 그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에서는 외부 반출과 대여를 굉장히 조심스러워하기도 합니다. 그밖에 전시 공간이 확보되어 있는지, 그 가능성과 전시를 실현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도 검토하게 되고요. 말하자면 타당성 검토는 전시의 실현 가능성을 총체적으로 확인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타당성 검토가 일단락되면 전시 계획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 전시 계획서에는 전시명, 전시의 목적과 배경, 주요 전시품을 포함한 전시의 테마나 내용, 그리고 주요 타깃이 되는 관람객, 전시 기관과 장소, 전시의 규모, 일정이라든지 소요 예산 등에 대한 내용을 담게 됩니다. 때에 따라서 필요한 경우에는 전시를 주최하는 기획사라든지 아니면 전시기획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기도 하는데요. 전시장 구성 도면이나 전시장에 설치할 텍스트 자료, 도록이나 홍보 자료와 같은 별도의 자료를 첨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전시기획서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됩니다. 조직 내에서 그 전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러한 전시 여부를 결정하는 자료로도 활용되지만, 전시가 확정된 이후 전시 공간 디자이너와 구체적인 공간 구성을 협의할 때도 검토되고요. 또 외부 협찬을 받거나 그 밖의 지원 기간에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전시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포괄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시기획서가 확정되면 전시품의 확보와 전시장 조성 등 실질적인 전시 준비 과정이 진행됩니다. 외부로부터 전시품을 대여하거나 작가와 협력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준비 기간을 두고 준비를 해야 되고요. 특히 전시품의 대여를 위해서는 소장 기간과 그 작품에 대한 기간이라든지 조건이라든지 운송 방법, 보험, 배상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사전에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 내용을 계약서라든지 작품 상태 조사서 등을 작성해서 혹시라도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 상황에 대비합니다. 특히 최근에 들어서는 전시 작품 못지않게 전시 공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시 디자인에 따라 관람객에게 전시가 매우 흥미로울 수도 있고 반대로 한없이 지루해질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전시의 주제나 전시되는 작품뿐만이 아니라 관람객의 이동 경로나 특성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최적의 전시 공간을 구성하고 동선을 배치해야 합니다. 모든 일련의 준비가 끝나면 전시를 진행하게 됩니다. 보통은 공식 개막일 전날 오후에 평론가나 기자, 외부 지원 기관, 그밖에 VIP 등을 위한 개막식과 프리뷰 행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일단 전시가 개막이 되면 그 이후에는 안전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남습니다. 이는 작품의 안전 관리뿐만이 아니라 관람객의 안전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고요. 관람객의 부주의로 작품이 훼손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한 안내가 필요합니다. 또 영상이나 음향이 포함된 작품 같은 경우에 오작동되지는 않는지에 대한 부분을 수시로 점검해야 됩니다. 일단 전시가 시작되면 마지막 단계로 전시의 성과 평가를 진행해야 합니다. 대개의 경우에는 얼마나 많은 관람객이 방문했는가, 이 관람객 수로 전시를 평가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나 전시를 평가할 때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는가도 중요하지만 이 관람객들에게 어떠한 자극과 즐거움과 지식과 정보를 나누어 주었는가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FGI와 같은 방법을 통해서 평가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의 어려움은 대표성 있는 관람객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미술관 내부 직원을 활용해서 평가 회의를 할 수도 있고 외부 평론가와 같은 전문가나 아니면 관람객 중에 모니터 요원을 사전에 선정해서 구체적인 평가 의견을 구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방법을 활용하든 이 전시 성과 평가에 있어서는 관람객 수로 대표되는 정량적 평가와 비평적인 의견으로 대표되는 정성적인 평가를 병행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합니다.

전시 전문 공간에서의 전시 사례

이번에는 전시 전문 공간에서의 전시 사례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영국 런던의 전시 전문 미술관인 화이트 채플 갤러리가 있습니다. 이 화이트 채플 갤러리는 런던에서 범죄율이 높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지역인 이스트엔드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요. 대부분의 문화 공간들이 런던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서 상대적으로 문화 소외 지역인 이 이스트엔드 지역에 문화 공간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1901년에 설립되었습니다. 화이트 채플 갤러리는 기획전시를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다. 현대 미술의 이슈를 다루고 있고요. 동시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예술적인 가치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에서의 역할, 사회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그런 문화 공간입니다. 화이트 채플 갤러리에서 게릴라 걸즈라고 하는 여성 미술가 그룹의 전시가 개최되었습니다. 이 게릴라 걸즈는 1985년에 결성된 페미니즘 미술가 그룹입니다. 액티비스트인 이들은 사회적인 변화, 정치적인 변화를 가져올 목적으로 다양한, 의도적인 행동을 합니다. 이들은 과거에 활동했던 여성 예술가의 이름을 가명으로 사용하고 고릴라 탈을 쓰고 활동하는데요. 그러한 이유는 개인적인 어떤 예술적 작업보다 게릴라 걸즈라고 하는 이 그룹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보다 집중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화이트 채플 갤러리에서 개최되었던 이 게릴라 걸즈 전시. <유럽이 심지어 더 심하다고요?>라고 하는 이 전시는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383명의 전시기획자들에게 이 게릴라 걸즈가 전시기획과 관련된 질문을 했습니다. 전시를 기획하는 데 있어서 인종과 성별, 문화적 다양성과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염두에 두고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지 14가지 질문으로 구성된 설문을 보내고요. 그 설문의 답을 전시하는 형태였습니다. 즉 예술 작품을 전시한 것이 아니라 예술계에서의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결과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한 전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전시는 예술이라고 하는 예술가 그룹과, 예술과 다른 분야인 사회 운동과 만나서 사회적 불평등과 문화적 다양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융합 전시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로 남성 지배적인 미술계에서 여성 차별을 고발하고 인종 차별을 비롯한 사회 소외 계층이 예술계에서 받는 차별과 부당함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이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시도된 전시였습니다.